동두천시 원터강변로에 작은 집을 지어 놓고 이 꽃 저 꽃 손에 잡히는 대로 캐다가 심은 꽃밭이 제법이다.
꽃밭을 서성이며 눈도장 찍고 신음소리 들어가며 소원의 방폐가 되어 속삭이다보니 어언 쉬운 아홉 번째의 시집 “영혼의 탑” 저자의 말을 쓰고 있다.
저자의 말이라 해봤자 원터강변의 아란야 길섶에 작은 집 하나 지어 놓고 이름조차 모르는 꽃도 있고 누구도 익숙한 꽃도 있고 눈에 보이는 대로 손에 잡히는 대로 캐다가 혹은 뽑아다가 심어 놓고 물주고 김 메고 가꾸다보니 제법 꽃밭 구실을 한다.
일을 하다 보니 욕심이 생겨 묵객 찾아오는 길섶에도 사립에도 마당에도 거실에도 서궤에도 꽃을 심고 옥척에조차 심고 싶다.
옥척에 줄줄이 꽃을 심어 놓으면 얼마나 볼품 있고 훌륭할까 짧은 생각에 오늘도 시작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누가 와서 보라고 꽃집을 꾸미는 것은 아니다.
내가 좋아 향기에 묻히고 싶고 그 냄새를 깊게 맡아 아픈 사연 살근살근 만져주고 싶고 아픔 속에 피어나는 희로애락을 주섬주섬 모아 엮어 주렁주렁 처마 밑에 걸고 싶다.
꽃이 하는 귀엣말 깊이 새기고 사연 경청하여 그 애환 갈고 닦아 한 송이 꽃으로 만들어 내는 일이 내가할 일이다.
언제까지라도 꽃들과 속삭이고 오순도순 이야기하고 그 내력의 무늬에 진솔한 색깔을 바르고 싶다.
― 저자의 말(책머리글) 〈옥척에 심은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