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을 웃으며 쉬운 세 번째 시집 『도목수(都木手)』의 저자의 말을 쓴다.
시를 쓰는 일을 집을 짓는 일에 비유하며 고초를 달래본다.
집 한 채 짓기 위해 양지바른 언덕에 터를 잡고 집터를 닦고 자제를 마련하고 집 지을 준비를 한다. 터를 다듬기 위해 다지고 주춧돌을 묻고 기둥을 세우고 동량을 올리고 서까래를 올리고 울력을 부역 부쳐 지붕을 빚고 나면 내부의 나무를 톱질하고 도끼질 자귀질 망치 옆구리에 차고 요리조리 적지 적소 찾아 쐐기질하고 장식하고 나면 축대도 담장도 쌓아 한 체의 집을 짓는다.
시도 집을 짓는 것과 마찬가지다.
소묘치고 지우고 닦으며 퇴고하고 또 지우고 쓰길 몇 번이던가.
시어 넣고 빼고 상징 찾아 빗대어 형상화하면서도 심오한 생각을 넣고 간결하게 어미 맞추어 기승전결의 연가림해 한 편의 시를 짓는다.
한 채 한 채 짓다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어언 오십 세 채를 지어 팔리지도 못해 문학관에 쌓아 놓고 오는 묵객께 한 권씩 주기도 하고 빛 볼 날 있겠지 하는 작은 소망 안고 나달을 무심히 보내고 있다.
오늘도 망치 옆구리에 차고 날마다 망치질하는 목수는 땀을 흘린다.
― 저자의 말 〈목수(木手)의 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