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한 달씩 일을 하고 올 때면 조기를 사들고 왔고, 일을 갈 때면 잠든 아이들을 남겨 두고 조용히 집을 나서곤 했습니다. 아빠가 건물 벽에 쓱쓱 회반죽을 바르고 타일을 붙이는 동안, 나는 집에서 그림을 그립니다. 아빠가 곁에 없어도 아빠의 작품들은 우리 가족이 가는 곳곳에 함께 있었습니다. 덕분에 나는 가슴을 쫙 펼 수 있었습니다. 이 책 속에는 가족을 위해 고단한 하루를 힘차게 살아내는 아빠와 아이들 곁에서 조용히 삶을 꾸리는 엄마, 눈 가는 곳곳에서 아빠의 흔적을 찾아내며 그리움을 삭이는 내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