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문학의 대가라고 할 수 있는 미국 작가 오. 헨리(O. Henry)의 단편, 「가구가 갖추어진 방」(“The Furnished Room”)의 한국어 번역본이 상세한 작품해설, 영어원본, 영한 대역과 함께 있다. 순서대로 읽어 가면, 1단계 번역본, 2단계 작품해설, 3단계 영어원본, 4단계 영한 대역의 과정을 거치면서, 이 작품에 대해 완전히 해독하게 된다. 그로 인해, 겉으로 드러난 작품의 모습, 그 이상의 의미를 발견하게 되고, 문법적 번역의 한계, 그 너머를 체험하게 된다.
“가구가 갖추어진 방”이라는 이 작품의 제목은 모텔 룸이나 아파트처럼 꽤 괜찮고 매력적인 방이라는 뉘앙스를 풍긴다. 하지만 이것은 작가 오. 헨리의 언어적인 조롱이다. 동시에 이것은 이 집 관리인의 이기적이고 탐욕스러운 마음, 더 나아가서는 대도시 뉴욕의 외연과 실재가 다른 본질, 그 안에 거주하는 뉴요커(New Yorker)들의 생존을 위한 본능적인 처세술과 정직하지 못함을 비꼬는 말이기도 하다. 그만큼 작가 오. 헨리는 이 작품의 서두에서부터 마지막 문장에 이르기까지 반어적인 아이러니와 역설을 구사하며, 유기체적으로 조밀하게 플롯(plot)을 짜고, 그에 맞춘 내밀한 언어, 이중, 삼중의 의미를 내포한 단어를 섬세하게 구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