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은 시대가 요구하는 여성상에 수긍하지 않고 성숙한 존재로서 경제적 능력을 바탕으로 사회에서 주도적으로 일하는 신여성을 꿈꾸며 모든 여성이 주체적으로 행동하기를 원했던 작가이다. 섬세한 감정과 심리 묘사를 통해 인물들의 다층적인 관계와 다각도의 시선으로 사회의식과 사회 문제에 대한 통찰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중에서도 여성 우정 3부작이라고도 불리는 「결별」, 「가을」, 「산길」은 남성의 자기중심주의를 폭로하고, 여성 자신의 욕망이나 정열에 충실히 하며 환경에 타협하지 않는 여성성을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결별」의 형예와 정희, 「가을」의 아내와 정예, 「산길」의 순재와 연희의 이야기에서 여성의 희생으로 유지되는 가정 내 평화의 실상과 여성 인물 간의 관계 속에서 그들의 우정과 성숙함과 주체성을 느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