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도 가을이기에 지난 여름은 남은 햇살에 말립니다 누리장나무 그늘에 숨어 마지막 악다구니 쳐대는 매미울음은 이명으로 남기고요 자전거로 십 리 면내를 다녀오다 솟은 땀방울은 그늘에 널었습니다 여름잠에 든 것들이 이제 막 깨어나기에 뒤란 봉숭아 같이 지나는 것들은 떠나보내며 출렁거리는 가슴으로 익어가는 들판을 바라봅니다 가만 물러날 여름이 아니라서 선풍기는 며칠 더 가까이 두려 합니다 소슬바람이 물 진주를 풀 끝에 매달면 누군가의 시 한 편도 떠오르겠지요 방충망 사이로 드는 풀벌레 소리에 잠겨 오늘 밤은 생각이 깊어 질 것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