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벌써 내 나이가 고희를 지났다. 이제야 비로소 인생은 무엇인가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내 삶을 반추해보면 1980년 가을, 30대 초반의 나이에 일곱 살 아들과 단둘이 미지의 세계 미국행 비행기를 타야만 했다. 그동안 한국에서의 소중했던 모든 삶을 다 벗어던지고 떠나야만 했다.
막상 정든 고국을 떠난다고 결정했지만 미지의 세계에서 어떻게 살아갈까. 입에 풀칠은 할 수 있을까. 웅비라는 멋진 낱말을 생각해보고 포부도 꿈도 좋지만, 낯선 나라 낯선 민족들과 언어, 풍습이 다른 민족들에 대해 하나도 아는 것 없는 나라에서 버틸 수 있을까.
그날의 불안과 초조감을 어떻게 다 말과 글로 표현하랴.
미국 생활 내내, 수없이 비행기를 탈 때마다, 나는 그날의 막막한 정황이 떠오를 때마다 머리를 가로저었다.
그러나 이제 나는 망망대해 같던 수십 년의 세월을 보내고, 다시 귀국행 비행기에서 어머니 품에라도 안긴 듯 편안하다. 한편으론 창공을 훨훨 날고 싶던 꿈을 이루고 난 허탈감이 밀려오기도 한다. 어린 시절 엄마를 향한 사랑처럼 하늘만큼 땅만큼이나 좋았다.
이 책을 내면서 지나간 삶을 반추하고 정리를 하게 돼 마음이 가볍다. 세상살이 경험을 다양하게 많이 한 것도 축복 같다. 감사한 일이다.
‘작가의 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