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5월 초순. 부산 저축은행의 비리라는 미증유의 복마전이 백일하에 드러나면서 정직한 삶을 꾸려왔던 일반 국민들의 분노와 허탈감이 하늘을 뒤덮었다.
그 은행의 부정부패 및 비리와 관련된 인간들은 한마디로 공공의 적이므로 공개처형을 당해야 마땅하고, 그들의 재산은 깡그리 몰수되어야 한다는 소리까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하지만 나로서는 속세는 본래 그러려니, 하면서 며칠 전에 금년 10월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서 상연될 작품『토스카 인 서울』원고의 수정작업을 끝냈다. 그리고 일 년 전부터 구상해 왔던 뮤지컬『문밖의 저 퀸카들』도 탈고했다.
그래서 당분간은 조용히 쉬고 싶었다. 6월 초순이면 작년부터 상의했던 포항시립극단과의 희곡 집필계약이 성립될 것 같아, 다른 무슨 일을 새삼 꾸밀 수도 없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멍청히 앉아 TV에 나오는 벌레보다 더 추악한 놈들이나 지켜보기가 싫어서 이전에 여기저기서 활자화되었던 글들과 세미나 등에서 발표되었던 원고 또는 틈틈이 메모해 둔 자료들을 뒤적여 심심풀이 삼아 다듬고 정리해 보기로 했다.
그러다 보니 연극과 희곡 또는 예술 관련 산문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었고, 자전적 산문 따위도 더러는 섞여 있었다.
자전적인 산문은 나 잘 났소, 하는 마음으로 쓴 게 아니라 그저 화가들이 자화상을 그려보는 바로 그런 심정으로 긁적거려 본 것들로 일종의 희필(戱筆)이 되는 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