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사람’으로서의 삶을 시작한 지 30여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넓디넓은 바다에서 장시간 원양항해를 하는 것은 나에게 익숙하지 않다.
물론, 1990년대 초반부터 후반까지 약 10여 년 동안 넘실거리는 바다 위에서 고생하며 겨우 바다에 적응했다가 이후 20여 년 동안 사실상 ‘함상(艦上) 생활’을 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이유이겠지만, 바다는 여전히 그 곁을 쉽게 내어주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기에 나의 마지막 장거리 원양항해가 될 수 있는 2020년 해군 순항훈련전단에 참여하는 다짐은 남다른 것 같다.
이러한 이유에서, 나는 졸업과 임관을 앞둔 해군사관학교 4학년 생도들을 진정한 ‘바닷사람’이자 군인으로 만드는 마지막 관문일 뿐만 아니라, 언제든 바다 넘어 저 멀리 해외에 있는 우리 국민과 선박/재산들을 보호해야 할 ‘임무’가 생기면 한걸음에 달려가야 하는 우리 해군 장병들에게 ‘장거리 원양항해’를 숙달시키는 해군 순항훈련전단의 하루하루를 ‘기록’으로 남기기로 했다.
특히, 2020년의 해군 순항훈련은 사상 초유의 감염병 팬더믹 상황에서 실시되는 만큼, 앞선 기록들이 앞으로 ‘유사한 상황’ 속에서 장거리 원양항해/작전 소요가 생겼을 때 참고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가 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짧은 수기가 바다를 알고 싶어 하는 일반인들과 군 장병들, 그리고 사관생도들이 ‘바다 생활’의 고단함 속 ‘낭만’을 이해하면서 그 꿈을 키우는 데 이바지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