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동인 디카시집으로
26명의 시인이 새로운 문학 트렌드인
디카시를 3편씩 묶은 시집으로
현 시마을 동인 정두섭 회장은 아래와 같이
시인들이 제출한 시를 가지고 기다림 근처라는
발간사로 이 책을 소개했다
기다림 근처
내일을 서성거리는 발가락을 간질이자
철조망에 찢긴 바람만 펄럭인다
노을 한 짐 걸머지고 그렇게 가버리니 한숨은 단지 희다
이미 나는 나로 가득하여 한 겹, 한 겹 덜어내고 있다
미처 떨구지 못한 갈참나무 잎 한입씩 내어주며
칼자루를 쥔 시간의 바깥으로
울음을 꿰맨 이파리 한두 개 매달려 있다
시나브로 진다, 끌고 다녔던 바닥들
되돌아온 통증을 앞에 두고 오늘은 후회를 미리 쓸고 있다
저 정도 부르튼 발이면
괴로웠을 터
아득한 대답이 담긴 휑한 두멍을 씻고
상처가 아문 자리
한때는 여기가 나의 집이었으니 맨살로 이 봄 만나고 싶다
먼 섬이 켜 놓은 붉은 신호등을 보며 발정 난 봄밤 며칠이 위험하다
_2023 봄 정두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