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에서 부딪치는 어려운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겠지만, 남의 작품을 읽고 공식적인 평을 한다는 일이야말로 실로 난처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일종의 행사랄 수도 있는 무슨 「문학제」나 「신인상 심사」 등에서는 크게 문제될 소지가 없었는데, 한국문인협회에서 발행하는 『월간문학』 에 게재될 「월평(月評)」 의 경우에는 평자(評者)가 곤욕을 치루기 마련이었다.
필자 또한 수차례나 사양했음에도 불구하고 명색이 문인협회 이사이며 희곡분과 회장인데다 필자난이 겹쳐서 결국은 쓰지 않을 수 없는 입장에 처하곤 했었다. 이른바 주례사만 읊을 수도 없는 일인데다가, 어차피 평자의 실명 (實名)이 거론되어야 하니, 아닌 것을 아닌 것으로 딱 잘라 말하기도 실로 난감한 노릇이 아닐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