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명의 선택〉은 〈삼국지연의〉와 무엇이 다른가?
중국의 삼국시대를 논하면서 〈삼국지연의〉를 떼어놓고 이야기한다는 것은 거의 생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만큼 〈삼국지연의〉는 당시의 시대와 인물상을 알리는 지침서 역할을 해왔다.
〈공명의 선택〉 역시 〈삼국지연의〉가 지닌 기본 골격에서 벗어나지는 못한다. 그렇다고 〈공명의 선택〉이 〈삼국지연의〉의 축약판은 아니다. 〈공명의 선택〉은 분명히 제갈공명의 일대기를 다룬 별도의 작품이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공명의 선택〉이 〈삼국지연의〉와 다른 몇 가지 사항을 간략히 밝혀두고자 한다.
첫째, 〈삼국지연의〉에는 제갈공명의 어린 시절과 가족관계, 그리고 성장 과정이 전혀 보이지 않지만, 〈공명의 선택〉에는 제갈공명이 태어나면서부터 유비를 만나기 직전까지의 행적이 소상하게 그려져 있다. 이 점은 내가 가장 궁금히 여기던 부분이기도 했다.
둘째, 〈삼국지연의〉는 ‘군웅할거’와 ‘삼국 정립’이라는 어지러운 시대가 소설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이지만, 〈공명의 선택〉은 제갈공명이라는 한 개인의 가치관과 시각이 시대와 인물과 사건을 세밀히 조명하며 이야기를 끌고 간다.
셋째, 〈삼국지연의〉에서는 사건의 과정과 결말만을 그리고 있지만, 〈공명의 선택〉에서는 ‘왜 그렇게 되었을까?’라는 부분에 더 많은 힘을 기울였다.
넷째, 〈삼국지연의〉는 이야기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사실(史實)과 다르게 제갈공명의 능력을 신비화시키거나 과장한 면이 없지 않으나, 〈공명의 선택〉에서는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두고 현대인이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제갈공명과 그 주변 인물의 행적을 재구성하였다.
다섯째, 유비, 조조, 손권 등의 인물 성격이라든가, 사건의 전개, 문체 등이 〈삼국지연의〉와는 판이하다. 단, 〈삼국지연의〉에서는 다루었되 사료에서 접할 수 없는 사건 중 나의 상상력이 미치지 못하는 에피소드는 그대로 빌려왔음을 밝혀둔다. 아울러 〈공명의 선택〉에서 정보 수집가로 활약하는 황풍은 허구 인물이다. 또한, 제갈공명의 부인과 여동생의 이름 또한 작가가 임의로 작명한 것임을 밝혀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