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를 생각하면,
제가 고개를 들 수가 없습니다.
(떠나시던 날)
아버님 먼저 가시고, 홀로 사신 지 10여 년
집 앞 몇 평 안되는 텃밭에 조금 자란 풀도 무성해서 보기 싫다고
뜨거운 뙤약볕에 수건만 두른 채 호미 잡고 씨름하시던 어머니,
아들 나이는커녕 어머님 본인 나이도 모르시고,
아침저녁 드시는 치매약도 하루 이틀 걸러 드시더니
지난해 겨울, 결국 요양원이 편하다고 스스로 들어가셨습니다.
어머님은 여기가 즐겁고 넘어질 염려 없으니,
너희들이나 신경 쓰지 말고 힘든 세상 잘 넘기라 자식 걱정을 하십니다.
한 달 건너, 아니 바쁘다는 핑계로 두 달 걸러 면회하고
어머님보다는 자식들 먼저 챙기는 데 급급했던 세월,
어머님이 하늘나라에 가시고, 이제 내 가슴에만 존재하는 어머니
그때를 생각하면
제가 고개를 들 수가 없습니다.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