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천을 타고 서울 방향으로 달리다가 충훈대교와 생태이야기관을 바로 지나 오르막길에서 유턴하면 화창교 도로길을 만나게 된다. 이 다리를 건너서 광명 이케아를 끼고 오른쪽길을 조금만 달리면 대로변에서 기형도 문학관을 만날 수 있다.
문학관 건물로 들어서기 전에 우리들의 가난했던 어린시절, 엄마의 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엄마 걱정」이라는 시를 읽으며 가슴이 먹먹해 진다.
엄마 걱정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춧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간 창 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평론가 김현은 ‘한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그의 심장이 멈췄을 때가 아니라 이 세상에 그를 기억하는 사람이 한 사람도 존재하지 않을 때’라고 기형도의 유고시집 작품해설에서 말했다. 우리가 기억하고 사랑하는 기형도는 한낱 유년의 가난과 청년기의 실연, 그가 살던 시대의 정치적 폭압성 때문에 괴로워하던 청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모든 것을 감각적이면서도 개성적인 언어 조직에 담아냄으로써 우리의 머릿속에서 영원히 지워지지 않게끔 한 시인으로서의 기형도이다. 그는 시를 씀으로써 자신의 개인적인 상처를 극복했음은 물론이고,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날카롭게 제시했으며, 그만의 독특하고 개성적인 시세계를 구축하여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는 데 성공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