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숲에 사는 꼬마 친구들이 들려주는
상호 존중과 배려의 이야기들
이소풍의 『반쪽짜리 초대장』은 멧돼지 둥이, 토끼 토루, 들쥐 샤로 세 친구가 등장하는 이야기 세 편으로 이루어진 연작동화다. 생각이 많고 감상적인 둥이, 깔끔하고 부지런한 토루, 신중하고 똑똑한 샤로는 저마다 개성이 뚜렷하지만 엉뚱하고 천진난만하다는 점에서는 똑같다. 누가 누구에게 보낸 건지도 알 수 없는 ‘반쪽짜리 초대장’을 주워 들고 초대를 받기 위해 길을 나서고, 무엇을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모르지만 잃어버린 여름 조각을 찾기 위해 두리번거리고, 언제 내릴지 알 수 없는 첫눈을 봄부터 기다리는 식이다. 실체가 없거나 불분명한 목표를 위해 움직인다는 점에서 이들이 하는 일은 모험이라기보다는 놀이에 가깝다. 꼬마 동물들이 함께 어울려 논다고 하면 야단법석으로 까불어 대는 소동을 떠올리기 쉽겠지만 이들의 이야기는 다르다. 팔짝팔짝 뛰고 미끄럼을 타고 다이빙이나 숨바꼭질을 하는데도 이야기는 한없이 차분하고 고즈넉하다. 이 책에서 목가적이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가능한 이유는 이 엉뚱한 꼬마들이 서로에게 무척이나 다정하고 상냥하기 때문이다.
‘작은 숲’에 사는 세 친구들은 발걸음 소리만 듣고도 서로를 알아볼 만큼 친한 사이지만 서로에게 깍듯이 예의를 갖춘다. 초대 받아 가는 친구에게 함께 가도 좋은지 묻고, 자신이 따라 나서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성심성의껏 설명하는가 하면 잃어버린 여름 조각을 찾거나 겨울도 오기 전에 첫눈을 기다리는 등 아무리 엉뚱한 생각을 하더라도 상대를 존중할 줄 아는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어린아이들이 바로 그렇다. 놀이터에서 만난 친구에게 같이 놀아도 되느냐고 정중히 묻고 과자 하나만 달라고 손을 내미는 작은 어린이들은 친한 친구에게 온갖 비하의 말을 쏟아내며 낄낄대는 큰 사람들과 달리 얼마나 예의바르고 다정한지. 『반쪽짜리 초대장』은 ‘작은 숲’ 꼬마 동물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사실은 우리 어린이들의 타고난 성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따뜻하고 다정하고 상냥하고 조심스럽고, 언제나 잔뜩 감동하고 기뻐할 준비가 되어 있는 마음들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