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중학생 여러분』에서 평범한 중학생 아이들의 일상적이고도 사실적인 생활을 유쾌한 톤으로 그려 보인 작가 이상운은 이번 작품에서 남자아이들의 우정을 다룬다. 싸움꾼 남자아이가 주인공이고 폭력장면을 상당히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품의 분위기는 꽤 감상적이다. 그리고 이런 분위기는 애써 ‘쿨한 외톨이’로 지내던 주인공 현태가 자기 자신을 똑바로 응시하기까지의 과정을 다루기에 무척이나 적절해 보인다. 청소년소설이 가져야 할 단 하나의 핵심이 있다면 ‘성장’일 테고, 성장은 아무래도 아프기 마련이니까.
작가는 책의 뒷부분에 수록되어 있는 ‘소나기가 오지 않은 어떤 가을날’이라는 글을 통해 이 작품을 쓰게 된 계기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글을 읽고 나면 지훈이가 끝없이 불안하고 위태로워 보인 까닭을 더욱 잘 이해하게 된다. 그만큼 이 글에는 대학입시라는 사슬에 꽁꽁 묶여 고통받고 있는 이 땅의 청소년들, 그리고 결국 참지 못하고 자기 길을 가 버린 젊은 친구들에 대한 연민과 기성세대로서의 죄의식, 죄인들로 가득한 현실에 대한 분노가 가득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 소박한 청소년소설 한편에는 이땅의 수많은 ‘지훈이’들에게 미안하다고, 다 우리 잘못이라며 슬프고 아픈 심정이 담겨 있는 셈이다. 어둡고 무거운 현실, 그러나 어쨌든 이 시대를 살아내야 할 우리 모두의 마음을 울리고, 오래오래 생각할 수 있게 만드는 힘이 있는 청소년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