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에 흐르는 숲속에 찔레꽃 피고 지는 작물은 정직하고 사랑스럽게 자라 열매를 달고 세월은 흘러 저만치 가고, 기다리는 시간 길고 지는 해 짧아 뜨는 해 둥글고 지는 달 항상 변하면서 유수와 같은 세월 잡을 수 없고 덮을 수 없어 오는 세월 오지마라 막을 수 없이 나이만 싸이고 출렁이는 세월 속에 고향 떠난 그리움과 외로움 저 멀리 길어지는 60년 그림자 자국조차 없으며 흘려간 세월 속에 어느덧 고향의 살구꽃 그립고 꿈 많은 너와나 꽃바구니 들고 부부의 정 맺어가며 역동적인 세월은 고향의 은행나무 고목이 되고 곁에서 말이 없는 아내와 자식은 제 몫을 다하는 동량이 되여 자랑스럽고 새싹들은 사랑스러워 덧없이 흐르는 강물처럼 내 마음도 흐르고 흐르니 고향의 찔레꽃과 은행나무는 알고 있지만 말이 없고 흐르는 세월을 잡고 창가에 않자 시 한수 써가며 옛 친우와 친지 읽어주는 독자를 생각하며 사랑하는 제자 이웃에게 시가 이미 월간지에 문학인의 필독서로 “시문학 25인선”에 선정 발표한 시문을 역어 지난 시간을 잠시 그리워하면서 주마등처럼 스치고 간 옛날을 회상하며가는 길을 낙엽처럼 바람결에 흘러 보내고 너와나 친우와 손잡고 웃으며 즐겁게 노래하고 아내와 손자가 학교에 다녀왔다는 인사를 받으며있었던 자리 불 밝히고 초원에 흐르는 강가에서 달 밝혀 글을 쓰며 고고 하게 노송처럼 살고 싶구나.
― 박종문, 시인의 말(책머리글) 〈시문에 들어가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