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 속 책과 생각의 정원에서
당신의 꿈에 용기를 처방해 드립니다
장르를 불문하고 사람들을 열광케 하는 많은 이야기에는 특별한 ‘공간’이 있다. 파란 피부의 외계인이 사는 머나먼 ‘행성’, 마법사들이 모여 사는 ‘성’, 주민들이 늙지 않는 ‘섬’ 등등. 이런 공간에서 벌어지는, 현실 세계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체험들이 많은 이를 사로잡는다.
『비단옷의 정원사』는 ‘책’과 관련된 환상의 세계로 독자를 안내한다. 어느 날 당신은 처음 보는 커다란 정원에서 눈을 뜬다. 비단옷을 입은 정원사가 책을 땅에 심으니 거기서 새싹이 자란다. 밭에는 책이 주렁주렁 달려 있다. 서가에 꽂힌 책을 펼치면 책이 소리 내어 말을 걸고, 저 너머에서는 당신이 좋아하는 작가와 그의 소설 속 등장인물이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조선 후기의 문장가였던 홍길주와 그의 글에서 모티프를 얻어 만든 이 책의 세계관은 발칙하다. 헤르만 헤세, 제임스 매튜 배리 같은 문학 대가들의 집이 여기 다 모여 있으며 심지어는 전 세계를 열광시킨 판타지 작품들이 태어난 곳이 바로 이 정원이라는 것이다. 비단옷의 정원사는 대가들에게 ‘영감(靈感)’이라 불리며, 수많은 작가들이 각자의 작품에 필요한 조각들을 정원과 정원사에게서 얻어 갔다.
그러나 작중에 이 정원을 거쳐 간 세 사람은 대단한 문호도,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유명인도 아니다.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는데 바로 ‘작가’라는 꿈을 지녔다는 것이다. 비록 대중에게 외면당했거나 오래전 글쓰기를 멈췄거나 신체적인 장애가 생겨 의욕이 꺾이기는 했지만. 독자는 꿈을 향한 길의 시작과 중간, 끝에서 각각 어려움에 처한 인물들이 이 정원에서 용기를 얻어, 포기하려 했던 꿈의 트랙에 끝내 다시 올라서는 여정에 동행한다. 여정의 끝에서는 ‘이제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에 대해 골몰히 생각하게 되거나, 망설였던 발걸음에 확신을 갖게 된다. 그리고 거침없이 달려들 수 있을 것이다. 꿈을 지닌 이를 두 팔 벌려 기다리는 자신만의 꿈의 정원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