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본: 『坂口安吾全集14』(筑摩書房)(1990)/日本文化私觀
전통이라든가, 국민성이라는 것에도 때로는 이런 속임수가 숨겨져 있다. 보통 자신의 성품에 반하는 관습이나 전통을 마치 타고난 소망처럼 짊어져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옛날 일본에서 행해졌던 것이 옛날에 행해졌기 때문에 일본 고유의 것이라는 것은 성립되지 않는다. 외국에서 행하지만 일본에서는 행하지 않았던 관습이 사실은 일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것일 수도 있고, 일본에서 행하지만 외국에는 행해지지 않았던 관습이 사실은 외국인에게 적합한 것일 수도 있는 것이다. 모방이 아니라 발견이다. 괴테가 셰익스피어의 작품에서 힌트를 얻어 자신의 걸작을 쓴 것처럼 개성을 존중하는 예술에서도 모방에서 발견으로 가는 과정이 가장 빈번하게 일어난다. 영감은 많은 경우 모방의 정신에서 출발하여 발견을 통해 결실을 본다.
기모노(キモノ)란 무엇인가? 옷과의 교류가 천년만 늦었을 뿐이다. 그렇게 한정된 기법 외에 새로운 발명을 암시하는 또 다른 기법이 주지 않았을 뿐이다. 일본인의 빈약한 체격이 특별히 기모노를 낳은 것은 아니다. 일본인에게 기모노만이 아름다운 것도 아니다. 외국의 잘생긴 남자들의 기모노 모습이 우리보다 더 멋져 보일 정도다.〈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