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BC 방송은 두 번째 밀레니엄을 마감하여 지난 천년 동안의 최고의 문학가'를 뽑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1위인 윌리엄 셰익스피어에 이어 두 번째로 이름을 올린 작가가 바로 제인 오스틴이다. 『오만과 편견』은 노벨 연구소가 선정한 세계문학 100대 작품에 선정되었으며, 호주에서는 독자가 선정한 ‘역사상 최고의 책’ 1위에 올랐다. 또한 국립중앙도서관의 청소년 권장도서 등 우리나라의 각종 추천도서 목록에도 빠지는 일이 없다.
사람들이 이토록 찬사를 보내는 이유는 아무나 쓸 수 없는 제인 오스틴만의 특별함이 작품 속에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오만과 편견』은 인류의 보편적인 감성을 따르면서도 그 안에 갇히지 않았고, 소설의 묘미를 살리면서 통속적이지 않기에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 작품의 대중적인 인기는 가장 크게는 동화적인 플롯, 즉 신데렐라 모티프를 차용한 플롯에 있을 것이다. 젊은이들이 사랑에 빠지고 오해와 갈등을 겪다가 행복한 결말을 맞는 구성, 미모가 특출나지 않은 주인공 여성이 키 크고, 돈 많고, 잘생긴 상류층 남자와 결혼하는 이야기 전개는 이 작품이 신데렐라를 그린 로맨스 소설에 부합함을 보여준다.
이 작품이 특히나 여성 독자에게 사랑을 받는 데에는, 신데렐라 이야기를 뛰어넘어 세계문학사에서 가장 유명한 여성 캐릭터 중 하나로 손꼽을 수 있는 엘리자베스 베넷이라는 여성상이 제시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녀는 막대한 재산과 엄청난 가문이라는 배경으로 많은 여성들이 흠모하는, 오만하기 그지없는 다아시 씨 앞에서도 위축되거나 자기주장을 굽히지 않는 당찬 면모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