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책장 한 면을 가득 채운 육아서에는 '해야 한다' 또는 '하지 않으면 안 된다'로 끝나는 제목이 빼곡했다.
당위와 의무, 책임이 난무한 제목을 읽는 것만으로도 내 마음은 무거워졌다.
무턱대고 괜찮다고, 잘하고 있다고, 엄마는 엄마라고 밑도 끝도 없이 위로해 주는 책은 어쩐지 마음에 와닿지 않았다.
육아는 힘들지만 하루하루 커가는 아이는 너무 예쁘다면서 아이와 사랑으로 끝나는 따뜻한 이야기도 나와는 거리가 멀게 느껴졌다.
왜 엄마를 그만두고 싶은 양육자의 이야기는 없을까?
엄마는 직장을 때려치우듯 그만둘 수도 없는 노릇이라 어떻게든 함께 살아갈 방법을 찾아야 했다.
나는 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나 같은 사람이 어딘가에 있지 않을까?
엄마를 그만두고 싶고 죽고 싶을 만큼 힘들지만 그런 자신을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어서
매일같이 고통스러운 시간을 견디는 사람이.
책을 통해서라도 나와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