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그런 뜻이 담겨 있었어요?” 권력자의 시각이 아닌 수많은 ‘우리들’이 바라본 서울은 어떤 모습일까? 무심코 지나친 서울의 일상과 장소, 문화, 의미를 다시 떠올린다 기획의도 우리는 고도古都 서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처럼 역사가 깊은 도시는 전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힘들다. 서울이 본격적인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로 떠오른 것은 조선이 개국하면서 수도를 개경(개성)에서 한양(서울)으로 옮긴 600여 년 전부터지만, 더 거슬러 올라가면 이미 삼국시대 때부터 이 지역을 놓고 패권을 다퉜을 만큼 서울은 지리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었다. 그러나 역사의 중심에 있었던 만큼 서울은 다사다난했다. 임진왜란을 겪으며 법궁인 경복궁을 비롯한 중요한 건축유산들이 불에 타거나 훼손되었으며, 일제강점기에 이르러서는 민족 고유의 건축 양식인 한옥들이 제국주의 양식의 서양식 건축물들로 빠르게 대체되었다. 서울의 고유한 지명들 역시 일제의 편의상 사라지거나 변경되는 수난을 겪어야 했다. 그뿐 아니라 한국전쟁 동안에 수많은 폭격으로 서울은 거의 황폐화되다시피 했다. 게다가 쿠데타로 집권한 군사정권은 철학도 명분도 없이 두더지처럼 혹은 불도저처럼 서울이라는 공간을 삭막한 콘크리트로 뒤덮어버렸다. 그럼에도 서울이라는 도시가 매력적인 이유는? 이처럼 서울은 런던이나 파리처럼 오랜 역사를 지녔음에도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그리고 압축적인 경제성장기를 거치면서 특히 문화적인 면에서 크게 후퇴했다. 그럼에도 서울이라는 도시가 여전히 매력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1000만여 명이 넘는 시민들이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면서 새로운 문화와 기억 그리고 의미를 각각의 장소에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고대와 근대 그리고 현대의 문화가 함께 어우러진 서울은 때로 정리되지 않은 듯 보이지만 그 역사가 오랜 만큼 수많은 이야깃거리들을 가지고 있다. 권기봉은 이처럼 서울이라는 공간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 그중에서도 우리가 알던 것과는 다르거나 숨겨져 있는, 또는 잊지 말아야 할 서울의 역사적 의미와 장소, 문화, 일상에 관한 이야기를 2008년 《서울을 거닐며 사라져가는 역사를 만나다》에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