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한달살기 20일에 접어들었습니다. 엄마가 걱정하는 줄 알면서도 제 인생은 유목민처럼 떠돌아야 하기에 여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 여기에서 엄마 에세이를 마무리하려니 낯간지럽습니다.
2018년에 출간한 《책 먹는 여자》에 처음 엄마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독자들 반응이 좋아 그 후로도 엄마 이야기는 몇 편을 더 썼고 《신림 사는 여자》에도 실었습니다. 현재 《신림 사는 여자》는 절판되었기에, 그중 엄마 글만 모아 사진과 함께 전자책으로 작업했습니다.
81년생 딸이 쓰는 38년생 엄마 이야기 《딸이라는 이름으로》 전자책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기억의 조각을 모아 글 한 편을 쓴다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내가 아는 엄마의 모습이 다는 아닐 텐데, 이것밖에 쓸 수 없는 현실이 속상했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써야만 합니다. 엄마의 이야기를.
나의 시작이 그녀이니까요. 여러분도 엄마의 이야기를 쓰면 좋겠습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알아간다는 마음으로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렸을 적 꿈은 무엇이었는지, 지금 두려운 것은 무엇인지 물어보세요.
엄마가 아닌 인간으로 바라보면 “엄마인데 왜 그래?”에서 “엄마도 그럴 수 있지”로 바뀝니다.
38년생 엄마의 기억력이 예전과 같지 않아 대화 중에 “몰라”라는 말만 계속합니다. 다 모른다고만 합니다. 기억의 빈 곳을 제가 알고 있는 엄마 이야기로 채워가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