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팔판동을 어슬렁거린다.
구석구석 세련된 카페와
오밀조밀한 편안함이 팔판동을 찾게 한다.
삼청동을 행정동으로 한 법정동인 팔판동은,
구분이 쉽지 않아 삼청동으로 오해할 수 있다.
‘거기가 삼청동이 아니라 팔판동이었어?’ 라는 반문을 하기도 하니 말이다.
전 현직 판서가 여덟 명이나 살았다 해서 ‘팔판동’이라 유래했으며
궁 출입을 빠르고 자유롭게 하고자 가까이 거처를 두어 모여 살게 되었겠다.
작은 동네에 지금의 장관 격인 여덟 명의 판서가 살았으니
그 세도와 자부심이 대단했을 것이다.
경복궁과 삼청동을 경계로
경복궁 끝부분의 총리 공관과 청와대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팔판동은 옛 시간과 지금이 흐른다.
한옥의 고즈넉함이 턱 하니 중심이 되고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숨어있는 사이로
오래된 구멍가게와 정육점과 슈퍼마켓이 공존하고
전시장이 어우러져 조용하고 세련된 시도가 난무한다.
팔판동은 아마도, 서울에서 가장 면적이 작은 동이 아닌가 한다.
작은 마을은, 여전히 사람 사는 향기와 새로운 시도로 조용한 옛 정취를 유지하며 변화하고 있다.
골목은 젊은 데이트 족들이 어슬렁거리고 주민들의 실 생활상을 접할 수 있어 정스럽다.
팔판동 골목을 걸으면, 보편의 시름을 잊게 하는 안온함으로 새롭게 일어설 힘을 갖게 한다.
팔판동을 찾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