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격소설대상 수상작가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도서관을 찾아온 사람들,
이들은 와루츠 씨에게 어떤 이야기를 털어놓을까?
종이책이 귀중한 문화재가 되어버린 근미래. 책을 무료로 빌려주는 사립도서관이 있다. ‘특별 보호 사서관’인 와루츠 씨가 대표로 있는 사에즈리 쵸의 ‘사에즈리 도서관’이다. 책과는 전혀 인연 없는 삶을 살고 있던 회사원, 딸과 떨어져 사는 초등학교 교사, 책을 사랑했던 할아버지의 흔적을 찾으려는 청년 등 ‘책’에 자기만의 생각과 마음을 품은 사람들이 오늘도 사에즈리 도서관을 찾아오는데…. 이들이 와루츠 씨와 인연을 맺고 책을 집어 들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까?
모든 정보가 전자화되고 종이책이 골동품이자 사치품이 되어버린 세상. 과도한 설정 같지만 소설 속에서 묘사하는 폐허가 되어버린 도시의 모습은, 몇 년 동안 전쟁을 지속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황폐한 도시를 떠올리게 한다. 세상에서 정말 책이 사라지는 일이 소설 속에만 등장하는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와루츠 유이는 도서관을 운영하며 사람들에게 무료로 책을 빌려준다. 전쟁고아인 와루츠 유이에게 책은 그야말로 구원이다. 와루츠 유이는 자신에게 책이 구원이 된 것처럼 사람들에게도 구원이 되길 바란다. 그것이 이 소설을 관통하는 주제이다.
종이책이 귀중한 문화재이자 사치재가 된 근미래,
도서관을 무대로 펼쳐지는 신비롭고 따뜻한 이야기
‘혹시 종이책이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종이책의 미래에 관심이 많다. 세상이 디지털화되고 다양한 콘텐츠가 나오면서 책 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책 읽는 사람 역시 눈에 띄게 줄어 이제는 종이책의 존립을 걱정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작가 코교쿠 이즈키는 2011년에 일본 대지진을 겪으면서 종이책을 떠올렸다. 지진이라는 압도적인 자연재해에 많은 것들이 부서지고 망가지고 사라지는 모습에서, 혁혁한 기술의 발달로 이제는 구시대의 유물처럼 되고 있는, 그리하여 존립을 위협받고 있는 종이책을 본 것이다.
엄청난 불안과 혼돈 속에서 그녀는 결심했다. 어떤 일이 닥치더라도, 세상이 어떤 모습으로 변하더라도, 사랑하는 책이 설령 사라지더라도 달라지지 않을 ‘가치’에 대해 말하기로. 결정적인 사고만 없다면 언제나 원래 모습 그대로 그 자리에 있고 수많은 사람이 한 번에 접근할 수 있으며 작은 공간에 엄청난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와 달리 책은 우리 인간처럼 실체가 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스스로 마모되거나 손이 닿을 때마다 손상될 수밖에 없고, 공간 활용성이 턱없이 떨어지며, 한 번에 한 사람만 볼 수 있고, 책을 읽더라도 기억이란 언제나 불완전한 것이라 어딘가 불안하다. 하지만 이런 비효율성이 사람과 사람을 이어줄 수 있다고 작가는 생각했다. 내가 찾지 않으면 보이지 않고 볼 수 없는 데이터베이스 속 정보처럼 사람도 ‘필요’에 선택적으로 골라 만나는 시대에, 여러모로 불편한 책과 어쩔 수 없이 얼굴을 마주쳐야 하는 도서관을 통해 사람과 사람이 이어지는 이야기를 쓰기로 한 것이다.
작가는 제3차 세계대전이 휩쓸고 간 근미래, 책이 문화재이자 사치재가 된 시대를 배경으로 평화롭고 아름다운 도서관에서 일하는 사서를 주인공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10년의 시간을 두고 쓴 글이 전혀 이질감 없이 어우러지는 것은 글에 녹아 있는 가치 즉 작가가 추구하는 가치가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며, 세상이 변하더라도 변하지 않는 가치가 있다는 작가의 생각이 옳았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책을 사랑하는 이 작가가 압도적인 재난을 겪으며 떠올렸다는 그 가치는 과연 무엇일까? 책을 읽으며 직접 확인해 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