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번째 시조집이다. 문단에 나와 서성인 지 어언 40년이 지났다. 시집 권수는 게으름 피우지 않았다 할 수 있을 만큼 되지만, 제대로 된 작품은 그에 미치지 못해서 착잡한 심정이다. 그런 심정을 달래느라 나름 정성을 들이고 집중해서 바라보는 한글 관련 소재로는 『낱말』, 『홑』, 『가나다라마바사』에 이은 네 번째 시조집이 된다.
열 번째 시조집에 실리는 시조를 쓴 기간은 암담과 변화가 태풍으로 몰아쳤던 시간이다. 코로나19는 ‘암담暗澹’이란 말보다 훨씬 더 캄캄했고, 그 캄캄한 속에서 변화는 ‘급변急變’이란 말보다 엄청 더 빨랐다. 그 암담과 급변 속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가 벌어졌다. 그 벌어진 틈을 이 시집이 0.1mm라도 좁힐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그런 턱없는 꿈을 꾸면서 이 시집을 묶는다. 시조집의 작품에서 마침표를 모두 지웠다. 마치고 싶지 않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