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본: 『芥川龍之介全集제1권』(岩波書店)지옥변(地獄變)
『지옥변(地獄變)』은 한 화가의 인간 광기를 그린 이야기로 무섭도록 역동적이고 다채로운 색채의 세계가 표현되어 있다. 살아서 지옥을 보고 잠시나마 인간을 넘어선 예술가의 이야기다. 예술을 위해 미치도록 사랑했던 딸을 불태워 죽인 화가, 이 얼마나 잔인하고 미친 이야기인가. 화가 요시히데(良秀)는 전하가 의뢰한 지옥변의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 사람을 불태워야 한다며, 실제로 본 것이 아니면 그릴 수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결과로 자기가 아끼던 딸이 불에 타 죽게 된다. 이보다 더 끔찍한 광경은 없을 것 같지만 최고의 그림을 완성한 아버지 요시히데도 자살한다. 온갖 멸시를 받던 그 화가도 사람의 마음을 잃은 것은 아니었다.
지옥을 그리기 위해 지옥을 맛보고, 그림을 다 그린 후에는 그 지옥을 견디지 못하고 죽은 남자의 이야기. 눈앞에서 딸이 불태워 죽임을 당하면서도 그래도 병풍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요시히데의 그 돌과 같은 마음가짐 역시 온갖 비난을 받았던 것 같다. 그중에는 그 남자를 욕하며 그림을 위해서는 부모 자식의 정마저 잊어버리는 인면수심(人面獸心)의 괴물이라고 하는 자들도 있었다.〈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