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긴 터널을 지나면 좀 더 다른 세상이 있는 줄 알았다.
내가 살고 지내던
그 동네
그 산
그 하늘과 같다는 것을 터널을 나와서야 알 수 있었다.
가장 좋은 곳에서 숨 쉬고 먹고 자고 생활하고 있었는데 아니라고 아니라고 발버둥치며 벗어나려 애썼던 지난 시간이 안타까울 뿐이다.
내가 누리던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것임을 뒤 늦게야 깨달았다.
인간은 간사하고 우매하기에 오늘의 소중함을 모른다.
지금
현재
바로 이 순간을 즐길 줄 아는 현명한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혼자있는 고독이 외롭고 힘들다고 느끼지 말고
혼자있는 자유를 맘껏 즐길 줄 아는 고고한 학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가끔은 빈자리의 여유를 가지길 바란다.
내 곁에 너의 빈자리를 남겨둘테니 언제든 일상이 힘들고 지칠 때 와서 잠시 쉬었다 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인간은 누구나 남보다 나를 챙긴다. 이기심 때문이 아니라 나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최선의 방패이기에 다치지 않으려고 상처받지 않으려 가시를 새우고 만반의 방어막을 친다.
그리고는 실수로 안일하게 틈을 보여 상대가 나를 공격하고 배신하고 험하게 다가오면 작은 틈이 커다란 구멍이 되어 걷잡을 수 없음에 무너지고 만다.
그래서 빈자리 하나 놓아 두어야 한다.
누군가 지나가다 기웃거리다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그 자리
내 맘에 드는 이가 아니더라도 잠깐 자리 내어 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고단한 이야기를 들어 줄 수 있는 따뜻한 사람이고 싶다.
햇살이 등뒤로 비추면 차가워 시린 마음마저 데워줄 그런 사람이 와서 앉아 주면 더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