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위하여 어둠이 있네
어둠이 찾아온 집 앞뜰에서 달빛 은근한 뒷산 머리를 쳐다본다.
들려오지는 않지만, 멀지 않은 도솔사의 목탁소리가
은은히 배어드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나의 영혼은
무아지경에 빠져든다. 어둠이 달빛을 위해 온몸을 펼치는 적막이 있기 때문이다. 누가 이 어둠을 불행이나 악마에 비유했던가?
헌신과 양보의 절대적 사랑을 펼치는 이 침묵의 바다를
두고 말이다. 어둠이라는 이 바다 위에 달빛은 자유의 물살을
일으키며 사랑을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살아가면서 빛을
위하여 어둠이 내리는 아픔을 미워하지 말자. 빛이 결국은
미움과 어둠에게 타일러 물러나 있게 해 주지 않는가.
여기 솔향의 집 뒷동산 위의 저 고요한 어둠 속의
밝은 달빛처럼 말이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