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언
어느 날, 익히 들었던 사도 바울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에 "함께"하는 말을 쓰신 대목이었습니다. 그 순간, 내 몸과 마음도 같이 죽었구나 하는 죽기 전의 죽음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두 눈에 이미 눈물이 흐르고 있었고, 맑고 깨끗한 고요가 우주의 텅 빈 공간을 채우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처음에는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잘 몰랐습니다. 그 당시 나와 유사한 경험을 한 분이 지은 노래를 자주 불렀습니다. 이 노래를 부를 때마다 내 영혼은 춤을 추는 것 같았고, 기쁨과 행복한 눈물을 흘리곤 했습니다. 감동을 잘 받지 않는 나였지만, 이 노래를 부를 때면 저절로 감동이 되었습니다. 그 안에 보이는 사람이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그런데 어느덧 그 사람이 바로 내가 되고 있었습니다.
이전의 내가 아닌 사람이 되었습니다. 아니, 사람이기보다는 나중에 알게 된 'a living being'이 되었다는 말이 맞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때까지 내 인생은 십자가에 예수님과 함께 죽었고, 그때까지의 내 인생은 내 것이 아니라고 알게 되었습니다. 한참 나중, 약 10년 정도 흐른 후 몸이 망가지고 마음도 깊은 상처가 있는 가운데 십자가 죽음으로 드러난 인생의 존재적인 진실이 창세기 2장 7절에 쓰여 있는 'a living being'으로 보였습니다.
예수님은 바로 이것을 보여주시기 위해 십자가의 죽음에 자신을 넘겨주셨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내 삶의 본질이 되었고, 명상을 하거나 생활 속에서도 자주 이 'a living being'과 나란히 하는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여러 종류의 명상 방법이 있지만,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예수님의 십자가 명상을 하면서 적어 본 글들을 모아 보았습니다. 독자는 읽으면서 자신도 그렇게 하고 있는 흉내만 내더라도 어느 날 스스로 그 십자가 명상을 종종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입니다.
명상의 진수는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 후에 보이지 않는 'a living being'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자신 스스로 하나님의 이름인 'I am that I am'이나 예수님이 자신으로 칭했던 'I am'이 바로 이것이네! 하는 것을 알게 되면 'a living being'이 인생에서 꼭 알아야 할 것임을 누구든지 느끼게 될 것입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명상을 합니다. 조용히 정좌하고 마음을 다스리며 이완을 많이 합니다.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 도움은 되겠지만, 정작 마음을 어둡게 하는 명상의 기본 자세로 접근하는 것은 부족할 것입니다. 글을 쓰면서 내 자신이 스스로 명상 상태에 놓이는가를 보고, 언제 어디서든지 습관적이고 무의식적인 의식을 깨워 깨어있는 의식으로 글을 쓰다 보면 이것이 진짜 명상이겠구나! 하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을 통해 배운 것이기에 십자가 명상(cross meditation)이라고 해 보았습니다.
너무나 효과가 좋고 쉽습니다. 더욱이 죽기 전에 죽음을 경험해 보는 것은 정말로 중요하고, 자신의 남은 삶을 멋지고 알차게 사는 법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산 자가 죽음을 경험해 보는 것입니다.
십자가 명상이라는 제목으로 글은 계속 쓰여질 것입니다. 그동안 POD 출판을 해온 것을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분권하여 전자책으로 출판하게 되었습니다. 독자들의 선택의 폭이 그만큼 넓어졌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부디 공감하는 분들이 많이 나타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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