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빨간 거짓말’ ‘도토리 키재기’ ‘흥분의 도가니’ 와 같이 일상적으로 쓰이는 관용 표현 가운데 상당수가 사실은 일본어투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군대 용어 중에 하나인 ‘고참’ ‘짬밥’ ‘총기수입’도 일본어에서 왔으며 심지어 ‘정종’이 일본 청주의 상표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쓰메키리’, ‘쓰봉’, ‘우와기’와 같은 일본어는 세대가 바뀌며 차츰 소멸되어가고 있지만 ‘테레비’ ‘리모콘’ ‘백미러’처럼 일본이 만든 일본식 영어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말 중에 일본어 잔재가 여전히 셀 수 없을 만큼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충격에 빠질 정도다.
우리말은 근대화가 앞선 일본이 서양문물을 받아들이며 한자를 이용해 만든 말에 침식당했고 36년간의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거의 말살되다시피 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해방 후에도 번역가들에 의해 무분별하게 차용된 관용어구들이 우리말처럼 굳어지면서 일본식 어투는 고착화되었다.
이 책은 해방 80년을 맞이하는 이때 아직도 우리말에 깊숙이 침투해 있는 일본말의 실체를 알리고 우리말 순화의 필요성을 부각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