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학자 이기백의 탄신 100주년이자 서거 20주년을 맞이하여 e-book으로 새롭게 펴내는 ‘이기백한국사학논집’ 중 5권인 『한국고대정치사회사연구』는 고조선부터 통일신라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의 주도세력이 국가를 유지하기 위해 운용한 정치제도의 특성과 그 사회적 기반에 주목한 논문집이다.
무릇 거의 모든 국가가 견고한 중앙집권국가를 형성하기까지에는 여러 단계를 밟을 수밖에 없다. 고대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연맹왕국시대부터 삼국시대와 통일신라, 마침내 고려에 이르기까지 성읍 단위에서 시작해 중앙 집권적 귀족국가가 성립하고 붕괴하는 흐름을 다양한 사료를 통해 살핀다. 사료의 범위는 비단 『삼국사기』와 같은 역사서만이 아니라 단양 적성비나 부석사처럼 현존하는 유물과 유적지, 그 밖에도 도읍을 정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풍수지리설까지 광범위하다. 이는 사료가 부족한 시대의 역사적 진실을 알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반을 살펴봐야 한다는 저자의 입장이 드러난 것으로, 우리는 고대의 정치구조와 사회 양상이 어떤지를 세밀하게 파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