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여 년을 훌쩍 넘긴 지금, 나이가 가리키는 숫자 이상의 실패와 좌절을 겪었습니다. 남들은 한번도 힘들다는 두 번의 이혼을 훈장처럼 달고 있습니다. 한때 수재라 불리던 딸은 유학 중, 정신질환이 심해져 회복 불능의 상태로 이송되어 오기도 했지요. 20년을 훌쩍 뛰어넘는 딸의 간병과 더불어 나 자신도 육체와 정신이 모두 말라버렸습니다.
딸보다 더 심한 환자임을 자각하기까지 “안 그런 척” 하는 가면 속의 생활을 하고 있었어요. 어느 날 문득 거울 속의 나를 보는 순간, 내가 가면 속에서 나와야만 살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구책으로 선택한 것이 ‘글쓰기’ 였습니다.
글을 쓰는 순간은 명상할 때 나오는 알파파가 나온다고 했다지요. 쓰는 내내 마음이 평온하고 유년시절의 평화스러웠던 나로 되돌아 갈 수 있었습니다.
무엇하나 유쾌, 상쾌한 이야기는 없고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를 자랑처럼 써내려가는 이유는 오직 하나였습니다. 새로운 나로 살고 싶어서였지요. 나의 몸과 마음을 짓누르는 움직이지 않는 바윗덩어리를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블로그에 글을 쓰고 서로 이웃을 추가하고는 진짜 이웃인 듯 착 각하기도 했지요. 그들로부터 공감의 댓글과 위로의 메시지를 받고 실제로 눈물을 흘리기도 했으니까요. 울면서 쓰고 괴로워서 쓰고 서러워서 썼습니다. 덕분에 브런치 작가가 되었습니다. 그뿐만 아닙니다. 두 권의 전자책이 발행되어 판매 중이며, 지금 네 권째 도전 중입니다. 그토록 가지고 싶었던 ‘작가’라는 타이틀이 박힌 나의 명함이 만들어졌습니다.
캄캄한 어둠 속에 갇혀 앞, 뒤 분간 조차 제대로 못 할 때는 누군가의 작은 도움이 내게는 큰 힘이 되더군요. 글을 쓸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도와 용기를 주는 사람을 찾았습니다. 그 사이 내 안이 정화되고 평화가 찾아왔어요.
여러분도 부디 저와 같은 평안한 일상을 찾으시기를, 기쁨을, 행운을 누리시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