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뇌의 무도(懊腦―舞蹈)》는 1921년 펴낸 김억의 번역 시집이다. 특히 한국 최초의 번역 시집으로, 주로 프랑스 상징파의 시를 수록하였다.
수록된 작품은 베를렌의 〈가을의 노래〉 등 21편, 구르몽의 작품 9편, 사맹의 작품 7편, 예이츠의 작품 7편, 그리고 〈오뇌의 무도곡〉 23편으로 이루어졌다.
총 168면. 광익서관(廣益書?) 발행으로 초판은 1921년 3월 20일, 재판은 1923년 8월에 나왔다.
우리나라 최초의 번역 시집인 동시에, 단행본으로 출판된 우리나라 최초의 현대 시집이기도 하다.
김유방(金惟邦)의 장정에 장도빈(張道斌), 염상섭(廉想涉), 변영로(卞榮魯)의 서문과 역자 자신의 서문이라고 할 수 있는 글, 그리고 김유방의 서시가 그 첫머리를 장식하고 있다.
1918년부터 1920년 사이 김억이 〈태서문예신보〉 〈창조〉 〈폐허〉 등의 지면을 통하여 발표하였던 번역 시들을 한데 모은 것이다. 번역 대본은 세계어(에스페란토) 역본이며, 이 밖에도 영어와 일어를 주로 참고하고 불어도 힘닿는 한 참고하였다고 역자 자신이 밝히고 있다.
베를렌의 「가을의 노래」 등 21편, 구르몽의 「가을의 따님」 등 10편, 사맹의 「반주(伴奏)」 등 8편, 보들레르의 「죽음의 즐거움」 등 7편, 예이츠의 「꿈」 등 6편, 기타 시인의 작품으로 「오뇌의 무도곡」 속에 23편, 「소곡(小曲)」에 10편 등 총 85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재판본에서는 일부 시인의 작품이 삭제되거나 추가되어 초판보다 약 10편이 더 많은 94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는데, 같은 작품인데도 끊임없는 퇴고 과정을 거쳐 적지 않게 변모한 모습을 보인다.
이는 모두 김억의 철저한 리듬 의식의 소산이라고 할 수 있는데, 김억은 역시에서 원시가 지닌 리듬에는 미치지 못해도, 가능한 한계까지 한국어의 리듬을 살려보려고 섬세하게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오뇌의 무도』가 우리 근대 시에 미친 영향은 획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최남선(崔南善)으로부터 끊임없이 모색되어온 한국 자유시의 형태가 이들 김억의 번역 시를 통하여 자리잡힌 것을 우선 들어야 할 것이다. 또 베를렌의 「작시론(Art poetique)」의 번역은 당시로서는 새로운 시의 경전(經典)의 하나로 받아들여졌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풍기는 가늘고 여리고, 애달프고 서러운 감각은 권태, 절망, 고뇌를 거쳐 나타나는 병적인 아름다움과 함께 1920년대 전기 우리 시의 체질을 형성하는 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리라고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