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늦은 봄부터 가을까지 5개월간 스포츠조선에 〈무대 따라 세월 따라〉라는 제목으로 한국연극 80년 야사를 연재했다. 글을 쓴다는 것이 겁이 났으나 스포츠조선의 박용재 기자(당시)가 격려를 하고, 또 40년 가까이 연극을 하면서 들었고 보았고 느꼈던 이야기들을 후세에 전하는 것도 나의 임무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겁없이 연재에 뛰어들었다. 일주일 중 4일간의 연재는 글쓰는 일이 전업이 아닌 나에게는 무척 고역이었다.
그 기간 좋아하는 술도 줄였고 어느 때는 새벽 6시에 사무실에 나가 새벽의 맑은 머리로 일주일분, 혹은 이주일 분량을 한꺼번에 쓰곤 하였다. 하여간 80회를 쓰고 나서 기진맥진 더 이상 쓸 기력도 재료도 없어 연재를 중단했다. 애초 쓰기 시작할 때부터 다 쓰고 나면 하나의 책으로 낼 수 있으려니 하는 막연한 욕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책 하나의 분량도 안 되고 주제넘는다는 생각이 들어 차일피일 미루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