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을 한 후 감자를 시작으로 고추, 고구마, 쥐눈이콩, 서리태, 참깨, 들깨, 마늘 등, 봄부터 가을까지 바쁘게 작물을 키웠다. 특히 고추는 매년 심어야 하는 큰 농사이다.
4월 말에 정식한 고추는 여름 장마에 의해 탄저병, 역병, 무름병 등과 해충들의 극성에 올바른 고추를 수확하기가 어려웠다. 7일이 멀다 하고 살충제와 살균제를 살포하여도 해충은 줄어들지 않았다. 정답을 찾기 위해 전문 서적과 사이트를 검색하여 정보를 얻는 작업은 밤과 낮이 따로 없었다.
한 해 두 해 지날 때마다 나만의 농사법을 터득해 나갔다. 가을 농사가 끝나면, 작물이 자랐던 고랑에 거름을 깔고 그 위에 이랑을 허물어 흙을 덮는 것부터 시작하였다. 다음 해 로터리를 치고 토양의 산도를 측정하여 필요한 비료와 살충제와 살균제까지 살포하여 작물 재배에 맞는 밭을 만들었다.
모든 고랑과 이랑은 일직선으로 하여 바람이 잘 통하도록 하였다. 농장 주변에 수분을 돕는 곤충이 찾아올 수 있게 꽃식물을 심어 작물의 개화 시기와 맞추었다.
씨를 뿌리고, 모종을 하고 안전하게 꽃이 피고 열매를 맺도록 환경을 조성해 나갔다. 고추가 무럭무럭 자라고, 병해충을 피해가며 많은 열매를 수확하였다.
이 결과물이 나오기까지 그동안 촬영해 놓은 사진과 농사일지의 다양한 자료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 매일 작물의 성장과 농장 주변의 야생초를 관찰하며 사진촬영과 기록을 잊지 않았다.
지금까지 재배 과정을 정리하여 〈텃밭 고추 재배〉라는 제목으로 책이 나오게 되었다. 고추 전래와 민속문화, 고추 생김새, 재배 준비와 관리, 병충해 방제, 생리 장애, 재배 토양과 비료, 홍고추 수확과 건조, 고추 일상 관리, 고추 재배 친환경 활용, 고추의 맛 순으로 엮었다.
농사는 정답이 없다. 재배 방법이 농부마다 다르다. 가장 보편적인 농사 방법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최고의 농사가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