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밖을 나서 걸음을 재촉하는 여행은 늘 마음의 감동을 받는다. 메모장과 카메라와 연필 한 자루도 빼놓을 수 없다. 프라하를 출발하여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공항에 도착하면서 여정이 시작되었다.
자정이 가까워지고 가로등도 잠들 시간, 숙소로 향하는 불빛이 길을 안내해 주었다. 짧게만 느껴지는 밤이 지나고 자그레브 시티 공원을 걷고, 새롭게 나타나는 다양한 모습의 건물들, 멀리서 들리는 성당의 종소리는 그윽하게 우리를 반겨 주었다.
왁자지컬 반짝 시장에서 체리 하나로 입 맞추고, 갓 피어난 야생화의 은은히 향기에도 발길을 멈추었다.
광활한 플리트비체에서 힘차게 떨어지는 폭포의 외침에 놀라고, 아기자기하게 흐르는 작은 폭포의 속삭임은 환상적인 자연의 선물이었다. 폭포 사이를 걷는 시간은 하얀 물줄기처럼 내 몸이 맑아지고 있었다.
바다가 이어지는 스플리트로 가는 길은 자연의 신비를 한층 더 실감하였다. 바위는 바위로 만을 만들고, 나무는 나무로 새로운 풍경을 그려내며 여행을 꽉 잡아주는 느낌이었다.
스플리트의 무너진 궁전에서 역사를 읽었고, 두브로브니크의 웅장한 성곽을 돌며 역사의 흐름에 담긴 전쟁과 평화를 상상해 보았다.
아드리아해에서 요트에 몸을 맡기고, 망망대해의 높은 파도는 암흑 속의 미로처럼 가슴을 철렁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맞닿은 바닷가는 따듯한 고향과도 같았다.
크로아티아의 여정은 짧게 느껴졌지만 위대한 자연과 역사를 가슴으로 만나고 함께 호흡하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