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는 처음 본 순간부터 지호를 사랑했다. 이미 그렇게 정해진 것 같았다. 이별이 정해져 있다는 것도 알았다. 지호 얼굴에 핀 꽃을 볼 때마다 마음에 바람이 불었다. 다른 꽃은 고개를 돌리면 되는데 지호는 그럴 수 없었다. 보고 싶으니까. 그래서 지호 볼에 자라는 꽃을 지켜봐야 했다. 죽음은 늘 곁에 있었다. 아무리 지우려고 애를 써도. 지호는 자신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았다. 재수 없는 자신 때문에 지호에게 꽃이 피었을 지도 모른다는 연이의 말에 자신의 죽음을 알리지 않음으로 연이에게 희망이 되기로 한다. 슬픔 혹은 기쁨이 되어 연이의 제비꽃으로 남는다. 지호와 연이가 마주하고 기록한 죽음 꽃 노트가 연이에게 도착한다. 연이는 그 노트에 멈췄던 일기를 다시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