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유럽 최고 도둑에서 브라운 신부를 만나 개과천선한 플랑보는 영국에서 탐정으로 새로운 인생을 산다. 어느 날 휴가를 낸 플랑보는 신부와 함께 작은 배를 타고 느긋한 여행을 즐기며 살라딘 공작 저택을 찾아간다. 공작은 한때 이탈리아 유부녀와 사랑의 도피를 벌여 사교계를 떠들썩하게 한 스캔들의 주인공으로, 지금은 잉글랜드의 한 섬에서 은둔 생활 중이다. 공작 저택에선 근엄한 인상의 집사와 하녀장이 이들을 맞이한다. 얼마 후 살라딘 공작이 외출에서 돌아와 일행을 환대하지만, 신부는 묘한 위화감을 느낀다. 플랑보가 낚시를 간 사이, 낯선 이탈리아인이 저택을 찾아온다. 이어지는 고립된 섬에서의 끔찍한 결투, 뜻밖의 공작의 죽음, 이 모든 비극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면서도 속수무책인 신부...그러나 공작의 죽음 뒤에는 놀라운 반전과 비밀, 은밀한 죄가 숨어 있다. 과연 이 참극의 진짜 악마는 누구일까?
〈살라딘 공작의 죄〉는 1911년 3월 25일 〈새터데이 이브닝 포스트〉에 처음 출간되었다. 첫 단편 모음집 〈브라운 신부의 결백〉의 여덟 번째 작품으로 소개되었다. 범죄와 처벌은 법적인 문제일 뿐만 아니라 영적인 문제다. 그리고 범죄와 영혼이 만나는 지점에서 브라운 신부보다 뛰어난 전문가는 없다. 〈살라딘 공작의 죄〉에서는 이같은 브라운 신부만의 고유한 장점이 특히 부각된다. 인간성과 죄의 본질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신부이기에 참극 이면의 가공할 진실을 꿰뚫어볼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