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나는 방송작가 활동 등을 통해 실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 본 작가 축에 들기도 했다. 시정잡배들로부터 한국에서는 톱 글라스에 속하는 인물들을 나만큼 많이 만나본 작가도 아마 흔치 않을 것이다.
붓다는 인간이 겪어야 하는 고통을 여덟 가지로 헤아려 보면서, 생로병사(生老病死) 라는 네 가지 고통(四苦)에 이어, 다섯 번 째의 고통으로 애별이고(愛別離苦), 즉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고통과 여섯 번 째의 고통으로 원증회고(怨憎會苦), 즉 미운 사람과 만나는 고통을 나열했는데, 나 역시 숱한 애별이고나 원증회고를 겪지 않을 수도 없었다.
때로는 나도 뱀처럼 징그러운 사람도 만나야 했고, 생명까지 위협하는 사람도 만나야만 했었다. 뿐만 아니라 나한테도 눈물겹고 애틋한 그리움 한 조각만 남긴 채 안개처럼 영영 사라져 버린 이들도 없지 않았다.
방송 또는 잡지 등을 위한 인터뷰 관계로 가볍게 한두 번 만났지만, 그 짧은 순간에도 인간적인 온기를 물씬 전해준 인물들도 있었고, 내가 볼 땐 하찮은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오만의 극치를 보여준 인간들도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