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대사는 지리산을 금강산, 묘향산과 함께 명산이라고 하면서 각 산의 특징을 묘사했는데, 지리산을 ‘장이불수(壯而不秀)’라고 표현했다. ‘장중하나 수려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지 않는 웅장한 지리산은 천여 년 전부터 불교와 고난에 처한 사람들을 품어 주었다.
지리산이 품고 있는 사찰들에 배어 있는 이야기를 듣고 지금의 모습을 살펴보며 사찰마다 풍기는 기운을 느끼고 싶었다. 지리산 사찰 순례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지리산이 품고 있는 18개의 사찰과 암자를 외지리에서 내지리 순으로 순례하였다. 도량을 천천히 걸으며 전각 안팎을 둘러보노라면 ‘이런 내용을 써 줘’라고 사찰이 말을 걸어오는 듯했다. 사찰마다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페이스북에 올려 공유하였다. 올린 글들을 한데 모아 책으로 펴내게 되었다. 책은 지리산이 품고 있는 사찰을 순례 순서에 따라 겉지리와 속지리로 장을 나누었다.-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