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는 미국 정부가 지정한 총 58개의 국립공원(American National Park)가 있다. 매년 약 3억 명의 미국들이 국립공원에서 휴가와 여행을 즐긴다고 한다. 물론 COVID-19로 인해 여행 자체가 제한을 받았던 2019~2022년 기간에는 10분의 1 도 안 되는 3천만 명 정도가 방문했다 하지만 이 숫자도 적은 숫자는 아니다.
그랜드 서클은 미국의 서남부 지역, 그러니까 애리조나, 뉴 멕시코, 콜로라도, 유타 그리고 네바다 주를 아우르는 광대한 지역을 말한다. 이 지역에는 미국의 58개 국립공원 중 12개의 공원이 자리하고 있으니 그랜드 서클은 가히 미국 국립공원의 천국이라 할 수 있다.
미국 남서부, 그러니까 LA가 있는 캘리포니아 주 남쪽에서부터 동쪽으로 애리조나주, 그리고 그 위로 유타 주, 다시 서쪽으로 네바다 주에는 국립공원과 국립 기념지가 많이 몰려 있다. 그중 유타 주에는 아치스 국립공원, 브라이스 국립공원, 캐니언 랜드 국립공원, 캐피톨 리프 국립공원, 자이언 국립공원등 5개 국립공원이 그리고 애리조나 주에는 유명한 그랜드 캐니언 국립공원과 페트리피드 포레스트 국립공원 등을 아우르는 지역이 큰 원안에 모여 산재해 있다하여 그랜드 서클(Grand Circle)이라는 명칭을 붙였다. 그리고 이웃한 캘리포니아 주에는 조수아 트리 국립공원과 데스밸리 국립공원이 있다. 그 외에도 국립공원은 아니지만 유타 주 와 애리조나 주에 걸쳐 모뉴먼트 밸리와 명상과 힐링으로 유명한 세도나도 이 지역에 인접해 있다.
2008년 2월에 1박2일 일정으로 아내와 함께 그랜드 캐니언을 잠시 방문한 이후 그랜드 서클 여행은 늘 동경의 대상이었다. 광활한 대자연이 선사하는 경이로운 풍경, 다채로운 문화와 역사가 숨 쉬는 도시와 마을들, 그리고 그 사이를 자유롭게 누비는 짜릿함까지... 이 모든 것을 만끽할 수 있는 자동차 여행은 내 로망의 정점에 있었다. 그리고 약 10년 후 그 꿈을 현실로 만들기로 결심했다. 16일이라는 시간 동안 그랜드 캐니언, 자이언 캐니언, 브라이스 캐니언 등 유명 국립공원들을 비롯해 앤텔로프 캐니언, 모뉴먼트 밸리 등 숨겨진 명소들까지, 자동차로 누비며 잊지 못할 추억들을 만들어갈 계획에 가슴 벅찼다.
미국 서부의 드넓은 대지, 그랜드 서클. 이곳은 자연이 만들어낸 경이로운 풍경과 그 속에는 자연과 벗하며 살아온 아메리칸 인디언들의 수많은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다. 16일간의 자동차 여행은 그 이야기들을 들어 보면서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여정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여행은 나에게 단순한 관광이 아닌,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잊고 있던 감정과 기억을 되살리는 시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