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상징주의 시인 폴 베를렌의 대표작 40편을 원문과 함께 만나는 정통 시선집
“깊고 검은 잠이 내 삶 위에 내린다.”
이 한 줄의 침묵에서 시작된 시집은, 사랑과 고독, 우울과 구원 사이를 유랑한 폴 베를렌의 언어를 새롭게 되살려낸다.
『깊고 검은 잠』은 프랑스 상징주의를 대표하는 시인 폴 베를렌(Paul Verlaine, 1844?1896)의 주요 시 40편을 원문과 번역으로 함께 엮은 시선집이다. 『선율 없는 로망스』, 『사투르누스 시편』, 『지혜』, 『예전과 지금』 등 베를렌의 주요 시집에서 선별한 작품들을 통해, 정서적 섬세함과 서정적 음영의 진수를 전한다.
이 책은 ‘의미’보다 ‘정조’를 우선한 베를렌의 시 세계를 살리기 위해 직역과 의역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들며, 시적 리듬과 정서의 흐름을 충실히 재현하는 데 집중했다. 마지막 시 「Un grand sommeil noir」(깊고 검은 잠)은 삶의 침묵을 예감하며 마침내 도달한 절대적 정적의 형상이다. 이 문장이 이 시선집의 제목이자 종결부를 이룬다.
시인은 떠났지만, 울림은 남는다.
베를렌의 조용한 슬픔과 나직한 정념은 오늘의 독자에게도 여전히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