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돌릴 틈 없이 살아오다가, 글을 쓰기 시작했다. 책을 써야겠다는 꿈이 있었던 건 아니다. 나는 그저 매일 버텨내느라 바빴다. 아침에 가게 문을 열고, 반찬을 만들고, 손님을 받고, 아이 셋의 끼니를 챙기고, 학교 행사에 달려가고, 밤이면 가득 찬 설거지를 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그렇게 살다 보니 ‘글쓰기’는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 여겼다. 쓰고 싶다는 생각도, 여유도 없었다. 우연히 글쓰기 모임에 들어갔다. 주어진 주제로 몇 줄 적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술술 써졌고, 마음이 이상하게 가벼워졌다. 글을 쓰는 동안, 잊고 있던 내 마음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냈다.
누군가 내 글에 공감해 주었고, 그 짧은 댓글 하나에 눈물이 핑 돌았다. 그 순간 깨달았다.
“글을 쓰는 게, 나를 살리는 일이 될 수도 있겠구나.”
이 책은 거창한 성공담도, 대단한 지혜도 담고 있지 않다. 그저 하루하루 살아내며 느꼈던 진짜 감정들, 가게, 집, 친구들 모임, 밥상 앞에서 마주한 이야기들이다.
나처럼 일과 육아 사이에서 숨 고를 틈 없이 달려가는 누군가가 있다면, 이 글들이 “너만 그런 거 아니야.” 하고 말해주는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주은정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