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둥지 증후군. 나는 빈둥지가 되었다. 쥐고 있던 무엇인가를 놓친 것 같은 생각이 자주 든다.
육아를 하고 유치원에 보내고 초등학교 입학을 시키고 나라를 지키는 중2병을 같이 앓았다. 수능을 준비하고 첫 미팅에 예쁜 옷을 사주기도 하던 때가 어제 같은데, 어리기만 하던 딸까지 타지방으로 취업을 하여 오피스텔을 얻어 집을 떠났다.
가끔 주말에 집에 오면 방문을 닫고 친구와 전화를 하거나 약속을 잡아 밖으로 나갔다. 아이들에게 집착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 내게도 일은 있었지만, 왜 이렇게 허전할까? 아이들이 손에서 떠나니 삶의 목표와 의미를 상실한 기분이 들어 많이 우울했다. 남편과 상의 끝에 강아지를 입양하기로 했다.
따뜻한 체온을 나눌 누군가를 맞이 한다는 것은 또 다른 설렘으로 다가왔다. 노란 털복숭이 미운 원숭이 같은 아기가 이제는 제법 이름 값을 하는 포메라니안이 되었다.
한 생명이 온다는 것은 한 우주가 우리에게 열리는 일이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아침에 눈 뜨면 제일 먼저 마주하는 것이 우리 강아지 라임이다. 그 순간 웃지 않을 수가 없다. 웃음 없이 시작되는 하루는 이젠 없을 것만 같다
내가 강아지를 입양하여 키우는 게 아니라, 우리 라임이와 함께하면 내가 더 든든해지는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