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 악법도 법 크리톤, 악으로 보복해서는 안 된다
플라톤 깊은 대화편 시리즈
"당신에게 부당한 현실이 닥쳤을 때,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2400년 전, 소크라테스는 죽음을 앞두고 탈옥의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친구의 간절한 설득과 눈앞의 자유, 그리고 외면할 수 없는 가족... 하지만 그는 정의라는 단 하나의 가치를 붙잡고 역사상 가장 위대한 마지막 선택을 합니다.
"악법도 법인가?"
이 불편한 질문에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삶을 걸고 답합니다. 그의 마지막 7일간의 기록은 단순한 고전 철학을 넘어, 개인의 양심과 사회의 정의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는 현대인들에게 깊은 울림과 성찰을 선사합니다.
〈주요 등장인물〉
*소크라테스: 부당한 판결을 받고 감옥에 갇힌 철학자. 죽음을 앞두고도 흔들리지 않는 신념과 이성적인 태도를 보인다. 정의와 원칙을 중시하며, 감정적인 호소보다는 논리적인 사고를 통해 상황을 판단하려 한다.
*크리톤: 소크라테스의 오랜 친구이자 제자. 소크라테스의 탈옥을 간절히 바라며, 다양한 현실적인 이유와 감정적인 호소를 통해 그를 설득하려 한다. 친구를 걱정하는 따뜻한 마음을 지녔으나, 때로는 감정에 치우치거나 다수의 의견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소크라테스의 사형 집행을 며칠 앞두고 그의 친구 크리톤이 새벽에 감옥을 찾아온다. 크리톤은 소크라테스를 설득하여 탈옥시키려는 계획을 이야기하며, 탈옥에 필요한 자금과 조력자, 그리고 탈옥하지 않을 경우 발생할 부정적인 결과들을 상세히 설명한다. 크리톤은 친구를 잃는 슬픔, 주변 사람들의 비난, 자녀들의 미래 등을 언급하며 소크라테스의 마음을 흔들려 한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크리톤의 감정적인 호소에 동요하지 않고, 탈옥이라는 행위가 과연 정의로운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는 평생 동안 지켜온 '악에게 악으로 보복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과 국가의 법을 존중해야 하는 시민의 의무를 강조한다. 소크라테스는 의인화된 법률과 대화하는 가상의 상황을 설정하여, 탈옥이 가져올 부정적인 결과와 그 부당함을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그는 탈옥이 자신뿐만 아니라 친구들과 국가에 해를 끼치는 행위이며, 자신의 원칙을 스스로 부정하는 모순된 행동임을 지적한다.
결국 소크라테스는 크리톤의 간곡한 설득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원칙을 굽히지 않고, 부당한 법일지라도 시민으로서 그 판결을 따르는 것이 옳다고 결론 내린다. 그는 신의 뜻을 따르고 자신이 가야 할 길을 가겠다고 말하며, 크리톤에게 자신의 결정을 존중해 줄 것을 요청한다."
'크리톤'은 소크라테스의 마지막 모습을 통해 정의, 시민의 의무, 그리고 개인의 신념 사이의 갈등을 심도 있게 다룬다.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와 크리톤의 대조적인 태도를 통해, 감정적인 판단보다는 이성적인 사고와 원칙에 따른 행동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작품은 소크라테스의 강직하고 일관된 성격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그는 죽음 앞에서도 자신의 철학적 신념을 굽히지 않으며, 부당한 상황에서도 정의를 실현하는 올바른 길을 선택하려 한다. 반면, 크리톤은 친구를 걱정하는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지만, 때로는 감정에 휘둘리거나 현실적인 이익을 우선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플라톤은 국가와 시민의 관계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소크라테스는 시민이 국가의 법률에 복종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며, 이는 사회 계약론의 초기 형태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비록 부당한 법이라 할지라도, 그 법에 의해 보호받으며 살아온 시민은 그 법을 존중하고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크리톤'은 '악법도 법이다'라는 단순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아니다. 소크라테스는 부당한 판결에 순응하지만, 그것이 옳다고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법을 어기는 것보다 부당한 판결을 감수하는 것이 더 정의로운 행동이라고 판단했을 뿐이다. 이는 개인의 양심과 국가의 권위 사이의 어려운 문제에 대한 고민을 던져준다.
크리톤'은 소크라테스의 마지막 순간을 통해 시대를 초월하는 윤리적 질문들을 제기하며, 독자들에게 깊은 사유를 요구하는 플라톤의 수작으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