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 상기설 메논, 당신의 덕은 진짜인가?
플라톤 깊은 대화편 시리즈
플라톤의 대화편 '메논'은 주요 등장인물인 소크라테스와 메논의 대화를 중심으로 덕(arete)의 본질과 습득 가능성에 대한 심오한 탐구를 펼치는 작품이다.
〈주요 등장인물〉
*소크라테스: 플라톤의 스승으로, '산파술'이라 불리는 독특한 문답법을 통해 상대방 스스로 진리에 다가가도록 유도하는 철학자이다. 그는 자신의 무지를 인정하며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논박을 통해 상대방의 주장을 검토한다. 덕의 본질에 대한 깊은 이해를 추구하며, 피상적인 지식이나 단편적인 정의에 만족하지 않는다.
*메논: 부유하고 명망 있는 귀족 청년으로, 당대의 유명한 소피스트인 고르기아스의 제자이다. 그는 자신감 넘치고 다변적이지만, 소크라테스의 질문에 직면하면서 자신의 지식의 피상성을 드러낸다. 덕을 다양한 측면에서 정의하려 시도하지만, 소크라테스의 논박에 번번이 막히며 혼란에 빠진다.
*아니토스: 아테네의 영향력 있는 정치가로, 소피스트들을 불신하고 그들의 교육이 젊은이들을 타락시킨다고 강하게 비판한다. 그는 전통적인 아테네의 가치를 옹호하며, 덕은 타고난 재능이나 훌륭한 시민들과의 교류를 통해 습득될 수 있다고 믿는다. 소크라테스와는 첨예한 의견 대립을 보인다.
*소크라테스의 하인 소년: 덕의 본질에 대한 소크라테스의 '상기설'을 증명하기 위해 등장하는 인물이다. 기하학적 질문을 통해 이전에 알지 못했던 지식을 스스로 깨닫는 과정을 보여준다.
"메논이 소크라테스에게 "덕은 가르쳐질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시작된다. 소크라테스는 이에 답하기 전에 먼저 "덕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메논에게 되묻는다. 메논은 용기, 정의, 지혜 등 다양한 덕의 예시를 제시하지만, 소크라테스는 이러한 단편적인 정의로는 덕의 보편적인 본질을 파악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메논은 덕을 '인간에게 좋은 것을 얻을 수 있는 능력'이라고 새롭게 정의하지만, 소크라테스는 좋은 것을 얻는 과정에서 정의와 같은 덕이 필요하다는 점을 들어 이 정의 역시 순환논리에 빠짐을 논박한다. 메논은 소크라테스의 끊임없는 반박에 좌절감을 느끼며 소크라테스를 '마비시키는 전기 쏘가리'에 비유하기도 한다.
소크라테스는 덕의 본질을 탐구하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상기설(플라톤(Platon)의 진리 인식에 대한 학설. 진리의 인식이란 사고(思考)에 의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영혼이 지상(地上)의 생활을 함으로써 망각하게 된 이데아를 연상을 통해 상기해 내는 것이라는 설)'을 제시한다. 그는 인간의 영혼은 불멸하며, 이 세상과 저 세상의 모든 것을 이미 알고 있지만, 태어날 때 잊어버렸다고 주장한다. 교육은 새로운 지식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영혼 속에 잠재된 지식을 일깨우는 '상기'의 과정이라는 것이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소크라테스는 메논의 하인 소년에게 기하학 문제를 제시하고, 소년이 질문을 통해 스스로 답을 찾아내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후 소크라테스는 덕이 지식이라면 가르쳐질 수 있어야 하지만, 덕의 훌륭한 스승을 찾을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논의를 이어간다. 그는 아니토스와의 대화를 통해 당대의 유명한 정치가들이 자신의 덕을 자녀들에게 제대로 가르치지 못했다는 사실을 예로 들며 덕이 가르침을 통해 습득되는 것이 아닐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결국 소크라테스는 덕은 지식도 아니고 가르침을 통해 얻어지는 것도 아니며, 신의 은총으로 주어지는 일종의 '올바른 의견'일 수 있다는 잠정적인 결론에 도달한다. 그는 덕 있는 사람들이 때로는 이해 없이도 훌륭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하며, 덕의 본질에 대한 더 깊은 탐구가 필요함을 강조하며 대화를 마무리한다."
'메논'은 덕의 본질이라는 철학적 난제를 심도 있게 다루면서, 지식, 교육, 상기, 신의 은총 등 다양한 관점에서 덕의 습득 가능성을 탐구하는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지식과 덕: 소크라테스는 덕이 지식이라면 가르쳐질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현실적으로 덕의 훌륭한 스승을 찾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덕과 지식의 동일시를 비판한다. 이는 지식 습득만으로는 도덕적 개선에 도달할 수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
*상기설: '메논'에서 처음으로 제시된 상기설은 플라톤의 인식론의 핵심 개념 중 하나이다. 이는 인간이 선천적으로 지식을 가지고 있으며, 학습은 망각된 지식을 되살리는 과정이라는 독특한 주장을 펼친다. 소년의 사례를 통해 상기설의 가능성을 제시하지만, 완전한 증명에는 이르지 못한다.
*교육의 문제: 소크라테스와 아니토스의 대립은 당대 아테네 교육의 현실과 문제점을 드러낸다. 아니토스는 전통적인 교육 방식을 옹호하지만, 소크라테스는 훌륭한 시민을 양성하지 못하는 기존 교육의 한계를 지적하며 덕의 참된 교육 방법에 대한 고민을 던진다.
*올바른 의견과 덕: 작품의 결말에서 소크라테스는 덕이 지식이 아닌 '올바른 의견'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는 이성적인 이해 없이도 도덕적으로 올바른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지만, 이러한 의견이 어떻게 형성되고 유지되는지에 대한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하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메논'은 덕의 본질과 습득 가능성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제시하기보다는, 다양한 논의와 질문을 통해 독자 스스로 생각하고 탐구하도록 유도하는 작품이다. 소크라테스의 끊임없는 질문과 논박, 그리고 상기설이라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는 서양 철학의 중요한 토대를 이루었으며, 오늘날까지도 교육과 도덕 철학 분야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