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표면 위에 살아갑니다.
빛나는 얼굴, 단정한 말, 잘 다려진 옷,
다 [괜찮다]고 말하는 표면들 위에서
조금씩 무너지고, 조금씩 버텨내며
보이지 않는 무게를 안고 하루를 걸어갑니다.
이 시집은 그 표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겉으로는 가벼워 보이는 것들,
그 얇은 층 아래에 켜켜이 쌓인 감정과 숨결,
이름 붙이지 못한 울음과 기억을
한 줄 한 줄 모아 적어내려 갔습니다.
나는 질문합니다.
표면은 얼마나 무거운가,
겉으로만 보이는 것들은 어디까지 참을 수 있는가.
투명한 것들, 얇은 것들, 사라질 듯 가벼운 것들이
때론 가장 무거운 마음을 품고 있지는 않은가.
이 시들은 그 질문에 대한
작은 메모, 조심스러운 고백,
그리고 끝내 닿지 못한 손의 기록입니다.
이 책을 펼친 당신이
자신만의 표면과 마주하며
그 너머의 무게를 느껴주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