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수국』은 릴케 시 세계의 정수 40편을 선별한 시선집으로, 독일어 원문과 함께 자연스럽고 섬세한 한국어 번역을 병기하였다. 이 시집은 릴케의 시적 정서 중에서도 고요하고 응시적인, 존재의 가장 내밀한 감각에 귀 기울이는 시들을 중심으로 엮였다.
릴케는 반복해서 질문한다. ‘말은 얼마나 본질에 가까울 수 있는가’, ‘침묵과 고독은 어떻게 시가 되는가’, ‘죽음은 삶의 적인가, 동반자인가’. 이러한 질문들은 고요한 수국의 색조처럼 이 시집 전체를 감싸며, 독자를 인간 존재의 근원적 감정과 마주하게 만든다.
『푸른 수국』이라는 제목은 릴케의 대표작 중 하나인 「Blaue Hortensie」에서 따온 것이다. 이 시는 색채의 감각성과 정서의 침잠이 교차하는 시편으로, 릴케 시학의 심상적 중심이라 할 수 있다. 독자는 이 시선집을 통해 릴케의 시가 한 송이 푸른 꽃처럼 시간 속에서 피어나고 시들며 또다시 새롭게 피어나는 ‘생의 순환’을 어떻게 담아내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