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머리에
삶의 어느 순간, 우리 모두는 마음의 균열을 경험합니다. 아무 문제 없는 듯 보이던 일상이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할 때가 있습니다. 마음이 답답하고, 원인을 알 수 없지만 그 무게가 온몸을 누르는 날이 있죠. ‘왜 나만 이런가?’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당신이 이 책을 펼친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 상담실 문 앞을 망설였거나, 마음의 무게를 내 손으로만 감당하려고 애쓰고 있거나, 이미 누군가의 도움을 받았지만 여전히 공허함이 남아 있다면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많은 이들이 “단지 말을 하면 괜찮아질 거야”라는 말만을 믿고 걸었지만, 현실은 기대와 달랐습니다?도움은 쉽게 오지 않았고, 안도감을 주던 상담은 금세 끝나 버렸습니다 .
이 책은 그런 당신을 위해 준비되었습니다.
첫째, 마음이 무너지는 순간들이 얼마나 자연스러운지를 인정합니다. 그것은 결코 ‘정상이 아닌’ 것이 아니며, 오히려 인간으로서 더 진실된 상태일 수 있습니다.
둘째, 어떻게 하면 상담과 치료에서 스스로의 목소리를 찾을 수 있는지 안내합니다. 진정한 회복은 전문가의 말만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내 문제를 조망하고 함께 말하고, 스스로도 길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셋째, 실제 상담 사례와 워크북을 통해 우리가 흔히 마주치는 감정과 생각, 그리고 행동 패턴에 스스로 질문하고 응답하게 합니다.
책 속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정신질환과 치료 과정을 이해하지 못한다. 좋은 돌봄이란 무엇인지도 모른다. 이 책이 그 수수께끼를 걷어내고, 무엇이 좋은 정신건강 관리인지 설명할 것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당신이 느끼는 혼란과 불안, 슬픔은 어떤 결함이 아닙니다. 그것은 변화의 징후이며, 회복을 향한 메시지입니다. 이 책은 그 신호를 듣고, 함께 차근차근 살피는 동반자입니다.
어쩌면 이 책을 통해 당신은 몇 가지를 다시 배울지도 모릅니다.
내면의 감정에 귀 기울이는 법
스스로가 깰 수 없는 감정적 함정에서 질문 던지기
조금씩 조금씩, 마음의 둥지를 복원해 나가기
책장을 덮을 즈음, 이 여정이 당신 내면에 작은 안식처를 다시 세우는 첫걸음이 되길 바랍니다.삶이란 든든한 보금자리 같기도, 때로는 비바람이 몰아치는 외딴 둥지 같기도 합니다. 우리는 각자의 내면에 작은 둥지를 갖고 태어나지만, 그 둥지는 완성된 채로 주어지지 않습니다.
가족, 친구, 사회적 관계 그리고 개인의 경험이란 재료들이 모여 비로소 그 둥지를 지어 나갑니다.
그러나 때로는 이 둥지가 흔들리고, 균열이 생기기도 하며, 무너져 내릴 듯 위태로워질 때가 있습니다. 우울, 불안, 상실감, 무기력 같은 감정이 둥지 사이를 스며들어 내면을 얼어붙게 만들기도 하죠. 이때 필요해지는 것이 바로 ‘둥지 같은 상담’입니다.
본서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뉩니다.
정신건강의 이론과 개념: 정신건강 둥지 상담의 이론적 토대와 심리적 메커니즘, 주요 개념을 소개합니다.
정신건강의 종류, 개요, 진단, 검사, 치료, 스스로 돕는법과 지원체제와 참고문헌 등
둥지상담의 실제에서는 ‘둥지같은’ 상담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줍니다.
둥지상담에 필요한 개념과 연습과 명상, 저널링 가이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읽는 동안 마음이 답답하거나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그럴 땐 잠시 책을 덮고 자신이 처한 현재의 감정에 귀 기울여 주세요. 그리고 다시 책을 펼칠 때, 당신 내면의 작은 둥지에 따뜻함이 피어오르고 있기를 소망합니다.
이 책이 당신의 마음 안에 작은 안식처를 세우는 데, 그리고 더 단단한 둥지를 지어가는 여정에 작은 디딤돌이 되기를 바랍니다.
2025. 7. 25.
초록이 짖은 관악산 모락산 삼성산이 보이는 서재에서
저자 박유범